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사회적 행동의 과학적 연구

    사회심리학의 과학적 연구

     

    과학적 연구는 범죄 수사와 비슷한 점이 있다. 수사관은 의문점에서 시작해 목격자와 면담하고, 범행 동기를 찾고, 다양한 용의자를 배제해 나가고, 증거를 탐색하는 등 의문점을 풀기 위한 일련의 절차를 밟는다. 모든 절차에는 함정이 숨겨져 있다. 목격자가 거짓말을 하거나 근거 없는 가정을 토대로 증언하거나 목격자에게 숨겨진 동기가 있거나 누군가가 증거에 손을 댈 수도 있다.  한 여성이 거액의 재산을 기부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결혼하고 금방 파국을 맞는 사람이 있는 반면 평생토록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어떤 사람은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될까? 사회심리학자들에게는 이러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일련의 절차가 있다. 그리고 수사관과 마찬가지로 절차를 수행하면서 마주칠지도 모를 함정에 대해 알아야 한다.  심리학자의 수사는 가설로 시작한다. 가설은 증거가 어떻게 드러날지를 지식에 근거해 추측한 것이다. 어떤 흥미로운 사회적 행동의 근거를 찾는다고 해보자. 그 연구를 이끌어나갈 가설은 어떻게 생각해 낼 것인가? 앞서 논한 이론적 관점 중 하나로 시작해 보는 것도 좋겠다. J. k.롤링의 자선활동과 사회적 행동주의를 사회적 학습의 관점에서 보자. 그녀의 친척 할머니가 자서전을 한 권 주었고, 그 책의 주인공이 부유한 가족을 떠나 미국에서 시민권 운동에 앞장선 여성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것이다. 성인기의 친사회적 행동은 성장기에 이타적 본보기 존재했는지 여부와 관련 있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또 다른 가설로 사람들이 이타적 성향을 부모에게 유전적으로 물려받는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회심리학적 가설이 과학 이론에서 논리적으로 파생되는 것은 아니다. 종교 지도자가 세상에 종말이 오지 않는다고 예언한 후 신자들이 더욱 독실해지듯, 상식과 반대되는 것으로 보이는 특이한 사건에서 흥미로운 가설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아이에게 보상을 주었더니 하던 일을 그만두는 경우처럼 기존의 심리학 원리에서 예외를 찾아볼 수도 있다. 사회심리학자 윌리엄 맥과이어는 연구 가설을 세우는 방법을 49가지나 열거하기도 했다. 우리는 누군가가 관대하거나 열광적이거나 공격적이거나 다정해 보이는 이유 대해 그럴듯한 설명이 떠오르면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살펴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럴듯해 보이는 가설을 만드는 것은 과학적 탐의 시작에 불과하다. 가끔은 가설이 완전히 틀리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교육자와 정치가들이 모든 사회문제의 만병통치약으로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 자신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약한 자존감을 북돋기 위해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에 기반을 둔 것이다. 이는 꽤 합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아무리 논리적인 듯 보여도 낮은 자존감의 위험성과 관련된 가설은 틀린 경우가 많다. 2000년 사회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와 브래드 부시먼, 키스 캠벨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보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결론을 내렸다. 낮은 자존감을 겸손으로, 높은 자존감을 오만과 불손으로 연관 지으면 이치에 맞는다. 심리학자들이 가설과 관련된 자료를 모으기 위해 사용하는 탐지 수단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기술적 방법과 실험적 방법이 있다. 

     

    가설을 세우기 위한 기술적 방법과 실험적 방법

    기술적 방법에는 자연 관찰, 사례연구, 기록연구, 설문조사, 심리검사 등이 있다. 기술적 방법으로 얻은 자료는 상관관계를 나타낼 수 있다. 상관관계란 2가지 이상의 변인이 나타나는 정도를 가리킨다. 리언 만은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에게 자살을 부추기는 구경꾼들의 당혹스러운 행동에 어떤 변인이 연관되어 있을지 조사하고자 했다. 어느 날 밤 500명의 군중이 글로리아 폴리치라는 여성에게 급수탑에서 뛰어내리라고 부추기는 것도 모자라 출동한 구조대에게 돌을 던지고 욕설을 퍼부은 사건이 있었다. 만 교수는 신문 기사를 이용해 이 주제를 연구하다가 자살을 조장하는 행동이 군중의 규모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군중의 규모가 클수록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을 조롱할 가능성이 높았다. 두 변인 사이의 상관관계는 상관계수라는 통계 용어로 수학적으로 표현될 때가 많다. 상관계수가 +1.0일 때는 두 변인이 완벽하게 정적 상관관계에 있고, 0일 때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1.0일 때는 완벽하게 부적 상관관계에 있음을 나타낸다. 정적 상관관계란 한 변인이 오르내림에 따라 다른 변인이 같이 오르내리는 것을 말한다. 군중의 규모가 커지면 자살 조장 행위가 증가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부적 상관관계는 한 변인이 다른 변인의 오르내림과 반비례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여성이 현재 연인에게 더 헌신하고 만족할수록 일반적으로 다른 매적적인 남성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이 줄어든다. 상관관계는 중요한 단서를 줄 수는 있지만 원인과 결과가 무엇인지를 결론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군중의 규모와 행위의 관계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 군중의 규모가 커지면 구성원들이 저마다 익명의 존재가 된 기분을 느낀다는 만 교수의 설명은 그럴듯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군중의 규모가 커지면 자신이 잔인하고 끔찍한 행동을 저지른 가해자로 밝혀질 걱정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상관관계가 인과관계와 같지는 않다는게 중요하다. 

     

    결론

    모든 연구 방법에 단점이 있다면 장점도 있다. 예컨대 실험은 인과관계로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인위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이와 반대로 기록 연구와 자연 관찰법은 상관관계를 발견하는 연구 방법이므로 인과관계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이 방법을 통해 얻은 자료는 전혀 인위적이지 않다. 사회심리학자들은 다양한 연구 방법을 결합함으로써 하나의 방법만 사용할 때보다 믿을 만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반응형